여름 장마가 끝났는데 9월에 또 비가 길게 오는 해가 있습니다. 흔히 가을 장마라고 부르는데, 사실 이 말은 정식으로 정해진 개념이 아닙니다. 여름 장마처럼 시작일과 종료일을 발표하지도 않습니다.8월 21일 한반도 상공 위성사진 (NASA Worldview)그래도 이 표현이 계속 쓰이는 이유는 실제로 비슷한 일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여름에 비를 뿌리던 그 전선이 가을 초입에 다시 내려오면서, 며칠씩 흐리고 비 오는 날이 이어집니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정리했습니다.9월 강수가 몰리는 이유여름 내내 한반도를 덮고 있던 북태평양고기압은 8월 말부터 힘이 빠지면서 남쪽으로 물러납니다. 이 고기압이 밀고 있던 자리가 비면, 북쪽의 찬 공기가 다시 내려올 공간이 생깁니다.두 공기가 만나는 경계가 정체전선..
올해 태풍 18호 소우델이 이번 주 중반 오키나와 쪽으로 올라옵니다. 일본 기상청이 8월 22일 오전 3시에 낸 실황과 5일 예보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나와 있는 공식 예보에서 한반도로 향하는 경로는 없습니다.8월 21일 소우델 위성사진 (NASA Worldview)다만 오키나와와 일본 남부 여행이 잡혀 있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26일 전후로 류큐 열도 바로 위를 지나는 예보라서, 그 주에 나하를 오가는 항공편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예상 경로를 날짜별로 보면일본 기상청이 발표한 위치와 세력을 날짜별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22일 오전 3시 실황은 북위 17.1도 동경 147.7도, 중심기압 970hPa, 최대풍속 65노트입니다. 이 시점 등급은 '강한' 태풍입니다.23일 ..
가을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제일 애매한 게 단풍 날짜입니다.검색하면 「10월 중순」 같은 말이 나오는데, 그게 어디 기준인지 산 위인지 아래인지가 안 나옵니다. 그런데 기상청이 쓰는 기준은 생각보다 명확합니다. 알고 나면 남의 블로그 날짜를 안 봐도 됩니다.설악산 단풍※ 본문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첫 단풍은 20% 기준입니다기상청이 말하는 첫 단풍은 산 전체가 정상에서부터 20%가량 물들었을 때입니다.중요한 건 「정상에서부터」입니다. 단풍은 산 위에서 시작해서 아래로 내려옵니다. 기온이 낮은 데서 먼저 물드니까요. 그래서 첫 단풍 소식이 떴다는 건 정상 부근이 조금 물들기 시작했다는 뜻이지, 그 산이 붉어졌다는 뜻이 아닙니다.여기서 헛걸음이 나옵니다. 뉴스에서 설악산 첫 단풍이라고 하면..
비가 많이 오는 날 휴대폰에 호우주의보가 뜨면, 이게 얼마나 오는 건지 감이 안 옵니다.저도 오래 그랬습니다. 주의보와 경보가 뭐가 다른지도 몰랐고, 그냥 경보가 더 센 거겠지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느낌 차이가 아니라 숫자로 딱 갈려 있습니다.도시 위 번개※ 본문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강수량 기준은 두 개입니다호우주의보는 이렇게 발표됩니다.3시간 동안 60mm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되거나, 12시간 동안 110mm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입니다.둘 중 하나만 걸려도 발표됩니다. 그래서 짧고 굵게 쏟아지는 비와, 약하게 오래 이어지는 비가 같은 주의보로 묶입니다. 성격은 완전히 다른데 이름은 같습니다.3시간에 60mm가 어느 정도냐면, 우산을 써도 바지가 젖고 도로 배수구..
해수욕장이 문을 닫는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지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바다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출입을 막는 것도 아닌데 왜 폐장이라는 말을 쓰나 싶었거든요. 알고 보니 닫히는 건 바다가 아니라 사람이 배치돼 있던 상태였습니다.여름 해변※ 본문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올해 폐장일과 운영 기간올해 폐장일은 9월 6일입니다. 작년보다 엿새 늦어졌고, 전체 운영 기간은 75일입니다.개장은 지역마다 다릅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6월 20일로 가장 빨랐고, 제주는 6월 24일, 부산은 해운대와 송정이 6월 26일에 먼저 열었습니다. 같은 여름이라도 지자체가 준비되는 순서대로 여는 구조라 며칠씩 차이가 납니다.그러니까 8월 중순인 지금은 아직 운영 기간 안입니다. 흔히 「8월 말이면 끝..
여름 끝물마다 나오는 얘기가 있습니다. 선풍기만 틀면 전기요금이 얼마 안 나온다는 말이요.반은 맞고 반은 오해입니다. 선풍기가 적게 먹는 건 사실인데, 사람들이 실제로 돈을 아끼는 지점은 선풍기 자체가 아니라 선풍기를 어떻게 같이 쓰느냐에 있습니다.방 안 선풍기※ 본문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선풍기 소비전력부터 확인하세요숫자로 이야기하려면 우리 집 물건 숫자를 알아야 합니다.선풍기 뒷면이나 밑면에 붙은 라벨을 보면 소비전력이 와트(W)로 적혀 있습니다. 일반적인 스탠드 선풍기는 수십 와트대이고, 에어컨은 실외기까지 합치면 그보다 열 배에서 수십 배가 됩니다. 정확한 값은 제품마다 다르니 직접 라벨을 보시는 게 제일 빠릅니다.계산은 간단합니다. 소비전력(W)에 사용 시간을 곱하고 1000으..